매주 시청자 층을 탄탄하게 확보하며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은 [무한도전].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가요제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는데요. 이런 축제같은 분위기에 김을 새게 만드는 스포일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헤럴드팝 김은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방송에서 흘러나온 음악이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을 독식할 만큼 [무한도전] 가요제를 향한 시청자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와 동시에 스포일러와의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현재 어떠한 상황입니까.
A) [무한도전]은 매번 큰 주제를 잡고 감동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예능을 해오고 있는데요.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가요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올해는 평창에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를 여는데요. [무한도전]의 상징이 돼 버린 가요제를 향한 시청자의 관심이 뜨겁다 보니 일거수일투족이 조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가요제는 ‘가면무도회’라는 형식을 잡았는데요. 같은 방송사 프로그램 [복면가왕]이 워낙 인기다 보니 이 형식을 빌렸습니다. 출연진이 가면을 쓰고 분장을 한 채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맞춰야 했는데요. 그런데 방송도 하기 전에 박진영, 아이유 등 출연진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김이 빠져버렸습니다. 시청자는 여러 명의 후보를 안 상태에서 시청할 수밖에 없었죠. 당연히 시청 재미가 반감됐습니다. 여기에 누가 누구와 짝이 될 것인지 보도돼 제작진도 야심차게 준비했던 ‘가면무도회’ 목적에 미달되는 결과를 낳아 속상했을 테고요. 서로에게 독이 된 스포일러 후폭풍이었습니다.
Q) 사실 스포일러는 [무한도전]만의 골칫거리는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예능 프로그램도 상황이 비슷할 것 같은데요.
A) 네 그렇습니다.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오늘도 스포일러와 전쟁 중입니다. 고정 멤버들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멤버가 투입되는 [런닝맨] [진짜사나이] [1박2일] 등이 스포일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인 인터넷 방송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다음 주자가 누구일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인데요. 종이접기 김영만의 출연 정보가 사전에 공개되면서 프로그램의 신선함이 눅눅해져 버렸습니다. 합격과 탈락이 알려지면 치명타를 입는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 등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도 스포일러에게 여러 번 당했죠. 복면 뒤에 숨은 가수의 정체를 밝히는 게 인기인 [복면가왕]도 보안 유지에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는 복면의 정체가 누구인지 노래하는 자세나 스타일 등을 분석해 신기에 가까운 정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누리꾼 수사대’의 적중률이 워낙 높다 보니 대부분 가면을 벗기 전에 [복면가왕]의 정체가 고스란히 드러났는데요. 이에 제작진은 온몸을 감는 분장을 비롯해 목소리 변조에 여장까지 허를 찌르는 반전 요소들을 준비하며 프로그램 지키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Q) [무한도전] 김태호 PD도 이번 가요제와 관련돼 스포일러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A)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태호 PD도 제작진을 대표해 스포일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제작진도 스포일러에 김이 빠져버렸죠.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기 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평창군청의 내부 문건이라는 제목으로 [무한도전] 가요제에 대한 내용이 노출됐습니다. 이 문건에는 장소, 시간, 참여 인원, 출연진 등 세부 내용이 전부 공개됐죠. 김태호 PD는 영동고속도로가요제를 잘 이끌기 위해서 다각도에서 신경써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항이 바로 안전인데요. 제 아무리 소문난 축제라도 안전 불감증에 시달린다면 옥의 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무한도전] 가요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모으면서 가는 곳마다 인파가 몰렸는데요.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당시 사전에 개최 장소가 공개돼 인파가 엄청나게 집중되면서 주변 일대에 교통이 마비되는 큰 불편을 끼쳤습니다